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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 피임할 권리와 여성 해방의 시작 (1920년 초판 완역본)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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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 피임할 권리와 여성 해방의 시작 (1920년 초판 완역본)

동아시아

마거릿 생어 (지은이), 김용준 (옮긴이)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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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모던 페미니즘의 선구자, 마거릿 생어
피임을 통한 여성 운동과 노동 운동 그리고 인권 운동의 시작
그 전설의 책이 100년 만에 처음 선보입니다.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Woman and the New Race)』는 1920년 출간된 마거릿 생어(Margaret Sanger, 1879~1966)의 대표작이다. 생어는 생전에 “산아제한은 본질적으로 여성교육”이라며 “피임은 여성이 자유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자 인간 평등을 위한 첫걸음이다. 더 나아가 인간 해방을 향한 첫걸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마거릿 생어의 여성 운동은 단순히 여성 인권 신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동 문제에서부터 아동 인권에 이르기까지 인류 전반의 인권 문제를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생어는 ‘여성은 피해자’라는 기존의 통념을 거부한다. 여성이 열등한 지위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통념화되었고, 이는 여성에게 강요된 잘못이며 갚아야 할 빚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는 일이 저항의 시작이며 ‘페미니즘 정신(feminine spirit)’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가난과 기아, 노동 문제를 하나씩 진단하고 문제의 해결책으로 산아제한을 일관되게 제시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종교, 윤리, 법과 제도, 국가 등 거대 담론을 다루며 인구가 곧 국력이라고 생각했던 시각도 어떻게 수정되어야 하는지 의견을 제시한다.
생어의 초기 운동은 급진적이었다. 그의 사상은 정치적·경제적 관점이 아닌 직접 보고 겪은 노동자 여성들의 삶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우생학을 지지했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던 ‘산아제한(birth control)’ 용어에서 뚜렷한 변별성을 갖는다. 생어가 추구한 산아제한은 당시 미국 주류의 우생학과 일치하지 않았다. 그는 유전적 형질의 우열과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시 우생학이 지닌 과학적 권위를 얻고자 산아제한 운동과 동맹을 끊임없이 제안했고 연대했다는 점에서 생어의 업적이 우생학적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현재에도 산아제한과 관련해 피임(contraception)과 낙태(abortion)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이슈가 있다. 이를 따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분명 불가결한 유사점들이 있다. 피임과 낙태가 결혼과 성의 측면에서 다양한 영향을 끼쳐 왔고 재생산권이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사실은 19세기나 오늘날이나 마찬가지다. 즉 여성이 재생산을 선택할 권리가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보장되어야 여성을 자유롭게 하고 양성평등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산아제한 운동은 인권 운동과 마찬가지로 매우 혁명적인 사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페미니즘에서 산아제한 운동의 역사를 논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 서문에서 해블록 엘리스가 “현대의 여성 운동은 노동 운동과 마찬가지로 18세기에 시작되었다.”라고 말했듯,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재생산권 통제 이슈는 여성의 인권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마거릿 생어가 산아제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가족, 여성, 성에 대한 큰 변화를 불러왔고 많은 여성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 여성의 목소리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넘쳐났다. 그가 여성들의 권리를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여성이 인간으로서 자각하는 뿌리’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출산은 자연의 일부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여성에게는 문명사적 비극!
가부장제가 여성의 몸을 소유하고 폭력과 시민권 상실을 제도화하였습니다.

100년 전 여성에게는 피임할 권리가 없었다. 세상은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여성들을 낙인찍었지만 그런 가운데도 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20세기 초 페미니즘에서 빠질 수 없는 이슈는 ‘피임’이었으며, 피임 운동의 대표적 선구자는 ‘마거릿 생어’였다. 그는 산아제한 운동의 선구자이자 미국 여성 운동사의 위대한 인물로, 더 나아가 여성 해방 운동의 선도자로 평가받는다.
사회적 구조와 경제적 필요에 따라 여성의 재생산(임신과 출산) 능력은 관리되어 왔다. 노동력 공급이 중요한 농경 사회에서는 영아 사망률이 높은 탓에 출산율이 증가했다. 산업화가 진행된 19세기부터는 다산으로 인한 대가족이 가정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재생산 통제가 시작되었다. 19세기 중엽 역시 식량 생산이 늘어나는 인구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맬서스 이론을 바탕으로 인구 증가가 억제되었다. 이처럼 여성의 재생산은 가부장제와 국가의 경제적 필요에 따라 관리되고 통제되었다. 인간의 출산은 자연의 일부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여성에게는 문명사적 비극이 된 것이다.
피임과 출산을 조절하는 주체는 아마도 남녀 당사자일 것이다. “누가 출산을 조절할 것인가?”의 문제로서, 여성이 자녀를 낳거나 출산을 억제할 수 있는 권리는 남성의 협력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생어의 시대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피임 협력을 요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다.
이런 와중에서도 19세기 말 미국에서는 임신과 출산을 겪는 여성의 선택으로 여성의 재생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생어를 비롯한 여성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모성, 즉 여성이 스스로 어머니가 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된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주체적인 재생산 선택에 관한 대중의 논의는 1910년대 이후에야 활발하게 주목을 받았다.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서른한 번이나 지명된 마거릿 생어는 간호사이자 여성 사회운동가로서 ‘산아제한(birth control)’, 즉 ‘피임’이란 용어를 대중화한 인물이다. 그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이 여성에게 얼마나 해악인지를 알게 되었다. 1916년 뉴욕 브루클린에 피임클리닉을 열어 스펀지와 페서리를 비롯한 피임법을 개발해 가르쳤는데 이것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이후 법정 대결을 통해 산아제한과 법 개정, 여성 인권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고 이 운동에 동참한 그레고리 핀커스는 연구를 시작해 1960년 경구 피임약을 발명하게 되었다.
고전은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한다. 비록 시대가 변해서 놓인 상황은 달라져도 여전히 읽혀야 할 가치를 보여준다.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가 그렇다. 이 책은 낙태가 아닌 피임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여성의 주체적인 재생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마거릿 생어는 ‘여성의 피임법’을 통해 여성이 성적 자율성과 재생산을 선택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100년 전에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좌절을 되풀이하며 인간 해방을 향해 전진하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운동이 시작된 당시로 돌아가 마거릿 생어의 통찰력을 만나 보자.

마거릿 생어, 원더우먼의 실제 모델이다?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여성이여, 옭아맨 사슬에서 벗어나라!

시대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슈퍼히어로, 원더우먼의 실제 모델은 바로 마거릿 생어다. 원더우먼이 탄생한 배경에는 1912년 설립된 여성들의 모임 헤테로독시 클럽(Heterodoxy Club)이 있었다. 회원들은 ‘페미니즘이 내게 의미하는 것’, ‘노동할 권리’, ‘어머니가 직업을 가질 권리’, ‘여성의 믿음에 대한 권리’, ‘여성의 이름에 대한 권리’ 등과 같은 주제로 대규모 토론을 열며 여성 해방을 논했다. 이 클럽에는 생어를 비롯해, 클럽의 창시자이자 유명한 페미니스트 작가인 샬롯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 아나키스트이자 일찍이 자유 연애론과 피임을 옹호한 성적 급진주의자 엠마 골드만(Emma Goldman), 페미니스트 만화가 애니 루캐스터 로저스(Annie Lucasta Rogers) 등이 있었다.
1920년부터 1926년까지 마거릿 생어의 첫 저서인 『여성과 새로운 인류』와 두 번째 저서인 『문명의 중심』은 50만 부가 넘게 팔렸다. 이 책을 읽은 이들 가운데는 윌리엄 몰턴 마스턴(William Moulton Marston) 박사가 있었고, 훗날 그는 신형 거짓말탐지기(polygraph)를 발명한 심리학자이자 『원더우먼』의 창작자가 된다. 또한 헤테로독시 클럽의 일원이기도 했던 마거릿 생어의 조카 올리브 번(Olive Byrne)은 『원더우먼』의 집필진에게 『여성과 새로운 인류』를 한 부 건네며 말했다. “이걸 읽으세요, 원더우먼에 대해 알아야 할 건 이 안에 전부 들어 있어요.”
마거릿 생어는 193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페미니스트였다. 산아제한 운동은 그를 전 세계라는 무대로 이끌었다. 런던에서 자와할랄 네루와 회동을 했고 인도에서는 마하트마 간디와 논쟁을 벌였다. 1937년에는 《타임》과 《라이프》에서 그의 인생 이야기를 다뤘다. 같은 해 마스턴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마거릿 생어를 인류에 공헌한 중요 인물로 꼽았고, 여성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며 여성 슈퍼히어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에 담긴 철학은 『원더우먼』에 담긴 철학과 정확히 일치한다. 생어는 이 책에서 ‘사슬(chain)’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다. “여성은 자신의 운명을 아이를 낳는 존재로 스스로 얽맨다. 여성을 얽맨 이 사슬은 더욱 강력해졌다.”라며 생식이라는 크나큰 사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1941년 처음 등장한 원더우먼은 아마존에서 남성이 묶은 쇠사슬에 모든 힘을 잃는다. 마스턴 박사는 이를 남성의 지배에 복종할 때 여성에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즉 이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은 여성의 해방을 의미하며 페미니즘과 참정권 투쟁에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당시 여성들은 참정권 퍼레이드에서 스스로 사슬을 묶어 행진하기도 했다.
『원더우먼』은 오늘날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슈퍼히어로 만화책이 되었지만 1933년 출간되면서부터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1938년 높은 건물 위를 뛰어다니는 슈퍼맨, 1939년 그림자 뒤에서 잠복하는 배트맨이 등장했다. 언론은 폭력을 넘어 그들이 행하는 성폭력까지 찬양하기에 이르렀지만, 매달 천만 부씩 팔리는 『원더우먼』을 향해서는 “국가적 망신”이라며 다음 세대를 사악하게 양산하는 섹스 호러 연재물이라고 비난했다.
『원더우먼』의 이야기 내용은 여성에게 무척이나 가학적이다. 에피소드마다 여성은 쇠사슬에 묶이고 고문을 당한다. 재갈을 문 채 사슬에 묶이고 올가미에 묶여 수갑이 채워진다. 아프로디테의 위대한 허리띠를 맨 여성은 울며 말한다. “나는 묶여 있는 것이 지겹다(Am I tired of being tied up!).”라고 말이다. 원더우먼의 모델이자 탄생의 교과서가 된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를 만나 보자.

편집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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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라도 생어의 글을 읽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책을 기획했다. 역사는 어제의 오늘이므로 100년 전 텍스트를 지금 소환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느린 변화’를 위해 고민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난 100년간 생어를 포함한 여성 운동가들이 조금씩 물을 부어 큰 강으로 만들어 우리를 나아가게 했듯이, 빠르든 느리든 각자의 속도로 우리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_동아시아 출판사 편집자 김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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